알콩달콩

사람다운 사람들의 세상을 위해

묵안 2020. 12. 19. 12:26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부(富)와 권세를 누리며 풍요롭고 호화롭게 사는 사람이나 끼니를 걱정하며 힘도 없이 가난하게 사는 사람이나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별반 다를 것이 없는 것 같다. 맨몸으로 이 세상에 태어나서 나중에 죽을 때는 단돈 1원도 가지고 못하고 올 때와 마찬가지로 몸까지 버리고 가야 한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어떻게 사느냐는 순전히 자신의 배경과 노력에 따라 달라진다. 태어날 때 부유한 집안에 태어나면 성공할 확률은 가난한 집안에 태어난 사람보다는 높겠지만, 노력 여하에 따라 되려 비루하게 살 수도 있고, 반대로 열심히 노력하여 가난한 처지에서 부유하게 되는 반전도 있다.

전체적으로 봐서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들은 별로 다를 바가 없을지 모르겠지만, 각자가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서는 너무나 큰 차이가 있다. 특히 평소에 어떤 마음을 가지고 어떻게 말과 행동을 하면서 살아가느냐는 자신이 삶이 어떠한지가 결정되는 중요한 척도가 되고, 다른 생명들과의 관계에서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 항상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다하면서 양심에 따라 모두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원만하고 조화로운 삶을 지향한다면 세상은 점점 아름다워질 것이다. 그렇지 않고 자신의 이익과 탐욕을 앞세우고 다른 생명들을 그 수단이나 목적으로 삼는 형태로 살아가면 그 결과는 불을 보듯 아수라장으로 변할 것이 뻔히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각자의 삶은 자신만의 삶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생명들과의 끝없는 교류와 관계를 통해 스스로 살아간다고 하기보다는 서로 어우러져 살려지고 있다는 말이 맞을지 모른다. 그러므로 자신과 교류하거나 관계를 갖는 모든 생명들에게 늘 감사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잃지 않아야 하며, 자신의 몸과 마음을 항상 가지런히 하여 세상이 아름다워질 수 있는데 이바지할 만반의 채비가 되어 있도록 해야 한다. 결국 산다는 것은 살려지고 있다는 사실을 수용하고 모든 생명들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데 정성을 들이고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그래서 나란 단순한 개인적인 차원의 존재이기보다 모든 생명들과의 관계로 정의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

결국 혼자인 것 같으면서도 모두이고, 모두인 것 같으면서도 혼자인 존재가 바로 나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 자신을 제대로 알고 다른 생명들과의 관계로까지 확장시켜 자신이란 존재를 설정할 수 있도록 삶의 폭을 넓게 잡고 진정한 자신의 주인공으로 살아가야 한다. 아무리 부족하거나 흠결이 많다고 해도 나란 존재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위대하고 고귀하다. 그런 존재들이 모여사는 사회와 국가 또한 그에 걸맞은 상태로 운영되어야 하고 원만하고 조화롭게 발전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렇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 것은 나란 존재를 올바로 알지 못하고 살아가기 때문에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제대로 살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왜 사람으로 태어나 사는지, 태어난 나란 존재는 무엇인지, 어떻게 사는 것이 나를 올바르게 쓰는 것인지에 대해 항상 의문을 가지고 스스로 그에 합당한 해답을 찾아나가려는 노력과 자세를 견지해야 지금과는 다른 나로 온전하게 살아갈 것이다. 한 순간을 살더라도 사람답게 살아야 하는데, 그 사람답게가 무엇인지에 대해 제대로 알고 사는 사람들이 귀하다. 그래서 세상에는 사람들은 많지만 사람다운 사람이 없다는 말이 나온다. 사람다운 사람은 사람인 자신이 누구인지부터 찾으려고 하는 사람이고, 그런 자신을 올바로 알고 그에 합당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자신만을 위한 삶보다는 모두가 잘 사는 삶을 살기 위해 나를 여윈 삶을 사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들의 삶은 일반 사람들이라는 탈만 쓰고 짐승보다 못한 짓을 태연하게 하는 사람들과는 다르다. 사람 몸 한 번 받기가 어렵다는 이 세상에 태어났다면 제대로 사람이 되어 사람으로 살아가는 삶이 되어야 산 보람이 있지 않을까? 사람은 누구나 존귀하고 위대하기 때문에 상하가 없고 귀천이 없다.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면서 함께 원만하고 조화롭게 살아가는 것이 기본이어야 하고 상식이어야 올바른 삶이 아닐까? 아무리 어렵고 힘든 삶이라고 해도 사람으로서의 본분을 잃지 말고 기본에 충실하면서 사람답게 살아가는 사람들만 사는 세상이 되도록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사람다운 사람들의 세상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