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호랑이 한 마리가 어슬렁거리며
삿된 무리들을 몰아내고
재앙을 물리치며
기쁨과 편안함을 몰고 나타났다.
칠흑 같은 어둠과 살을 에는 칼바람 속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살아남아
새날이 밝기를 두 손 모아 빌고 빌던
수많은 시선들이 한 곳으로 모인다.
이번만은 다를 것이라는 기대와
다시는 속아 넘어가지 않겠다는 우려에
잠시 머뭇거리기도 하지만
다시 한번 믿어보자고 겁 없이 나서 본다.
갑자기 다가오던 검은 호랑이가
꼬리를 흔들다 느닷없이 등을 돌리고
희망의 등불마저 휘 동댕이치고는
왔던 길을 되돌아가기에 깨니 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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